영화 이야기

영화 밀양 이야기

사통팔달 주막집 2017. 9. 13. 19:02

영화 밀양 이야기

 

 

 

서른 세 살. 남편을 잃은 신애는 아들 준과 남편의 고향인 밀양으로 가고 있습니다. 피아니스트의 희망도 남편에 대한 꿈도 모두 잃어버렸습니다. 이 작은 도시에서 그 만큼 작은 피아노 학원을 연 후, 그녀는 새 시작을 기약합니다. 통장엔 아주 작은 돈이 남았을 뿐이지만, 꿀리고 싶지 않은 그녀는 이웃들에게좋은 땅을 소개해 달라며 새 생활을 시작합니다. 남편의 고향에 덩그러니 정착한 그녀를 측은하게 보는 이들에게 저 하나도 불행하지 않아요라고 애써 말하며, 씩씩하게 굴며 살아갑니다. 그러던 어느날, 아들 준이 유괴되어 죽습니다.

 

 

 

 

 

교회에 몰입한 신애는 아들을 죽인 웅변학원 원장을 면회하고 예수님의 사랑으로 원수를 용서하겠다는 고백을 합니다 교회 주변에서는 신애의 그 넓은 마음은 예수님의 사랑을 바로 이해하고 받아들인 신애의 믿음의 깊이가 깊어서라고 칭찬하고 평가합니다 마침내 교도소에 가서 면회를 신청한 신애가 아들을 죽인 원수를 대면합니다 떨리는 사지를 주체하느라 애를 먹던 신애가 어렵고 힘들게 입을 엽니다 󰡒주님의 사랑으로 당신을 용서하기 위해 왔다󰡓는 정말 힘들고 어려운 고백을 합니다 그런데 정작 용서를 고마워하고 감사해야 할, 할 수만 있면 고개를 땅에 쳐 박고라도 감사를 표해야 할 범인은 너무나도 태평하게 그리고 담담하게 이미 자기는 하나님께 용서를 받았다는 충격적인 선언을 합니다

 

 

 

사람 죽여 놓고 미안하다면 다인가

도대체 누가 누구를 용서한다는 것인가?”

 

영화에서 유일하게 치유자의 역할로서, 영화 제목 <밀양>이 품고 있는 뜻인 비밀의 햇볕’Secret Sunshine임을 쉽게 간파할 수 있는 배역이 바로 늘상 그림자처럼 신애 옆에 함께 있어준 종찬(송강호)입니다. 종찬의 치유행위란 <언제나 곁에 있어줌>, 바로 그것입니다. 모든 타인들을 거부했지만 그래도 종찬 만큼은 끝내 거부하진 않았음에서 아픔이 치유될 수 있는 유일한 구원의 희망을 보게 됩니다.

 

신애는 종찬에게 밀양이고 종찬은 신애에게 밀양입니다. 신은 인간에게 밀양이고, 인간 역시 신에게 밀양입니다. 신은 그토록 인간을 사랑하기에 이 땅에 죽기까지 내려오신 분이십니다.